매년 자동차보험 갱신을 할 때마다 보험사를 바꿀지 말지 고민이 됩니다. 보험료가 더 싸고 서비스가 좋은 회사가 있을 텐데요. 다른 운전자 분들은 어떤 보험사를 선택했을까요?
그 답을 드리기 위해서 자동차보험 순위를 공유합니다. 순위는 손해보험사가 제공한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자동차보험 순위
자동차보험 순위는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체결된 ‘계약 건수‘를 기준으로 정했습니다. 계약 건수는 보험회사 실적 자료를 근거로 작성되었습니다.
계약 건수를 기준으로 정한 이유
금융감독원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판단할 때는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기준으로 합니다.
그런데 보험료 대신 ‘계약 건수’를 기준으로 선택했는데요. 왜 그랬는지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슈퍼카를 가진 1명이 A보험사에 보험료 500만원을 내고, 일반적인 자동차를 가진 5명이 B보험사에 보험료 100만원씩을 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A보험사와 B보험사의 시장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같지만, B보험사를 선택한 소비자 수는 A보험사의 5배입니다. 더 많은 소비자가 선택한 자동차보험에 더 높은 순위를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형 보험사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빅4’로 불립니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대형 보험사의 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온라인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이 보편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보험사가 직접 운영하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인지도가 높은 ‘자동차보험 빅4’에 가입자가 몰렸습니다.
삼성화재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계약 건수와 수입 보험료 면에서 2위 현대해상과 격차를 벌리고 있습니다.
물론 1위가 가장 좋은 보험회사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수가 선택한 자동차보험이지만, 선택의 이유는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화재는 “열에 아홉이 다시 가입하는 자동차보험”이라는 광고를 했습니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재가입률이 90%라는 의미인데요.
이 광고를 보고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주장을 할 수 있습니다.
① 고객 대부분이 삼성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만족했다.
② 원래 소비자는 자동차보험을 잘 바꾸지 않는다.
어떤 주장에 동의하시나요?
선택은 언제나 우리의 몫입니다.
현대해상
현대해상은 DB손해보험과 2위 다툼을 치열하게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대해상은 업계 최초로 전기차에 특화된 자동차보험을 내놓았습니다. 지금은 아래와 같은 전기차 특약이 있습니다.
- 전기차 배터리 신품가액 보상 특약
- 전기차 초과 수리비용 지원 특약
- 전기차 충전 중 위험 보장 특약
물론 전기차 특약은 현대해상만 제공하는 보장이 아닙니다. 여러 보험사의 견적을 받아서 특약을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은 1962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자동차보험 전문 회사입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고객 서비스 면에서 ‘국내 최초’ 타이틀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카카오톡을 통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DB다이렉트 톡’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시작했습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채팅창을 통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거나 계약을 갱신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통사고 또는 차량 고장으로 긴급출동을 신청하면, 차량 위치를 설명하지 않아도 카카오톡 GPS를 이용해 접수할 수 있습니다.
KB손해보험
KB손해보험도 자동차보험 빅4 중 하나입니다. 앞서가는 현대해상 및 DB손해보험과의 격차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KB손해보험은 다른 보험사와 차별화된 할인 특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걸음수 할인 특약(KB-WALK)‘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걸음수 할인 특약이란 ‘KB손해보험 다이렉트 전용 앱’에서 측정된 걸음수가 목표치 이상일 때,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특약입니다.
이밖에도 KB손해보험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다음과 같은 특약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 마일리지 할인 특약
- 대중교통 이용 할인 특약
- 티맵 안전운전 할인 특약
- 첨단안전장치 장착 할인 특약
- 커넥티드카 안전운전 할인 특약
중소형 보험사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MG손해보험은 중소형 보험사로 분류됩니다.
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자동차보험은 사고 이력이 있는 사람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 심사 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은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서 가입 심사를 까다롭게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 손해율: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중에서 사고로 생긴 손해액의 비율
교통사고율이 낮아져서 손해율도 낮아지다 보니, 메리츠화재가 그동안 축소해 왔던 매출을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다른 보험사에서 가입이 거절되었거나 보험료가 높을 때는 메리츠화재에서 견적을 받아 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은 2020년까지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계속 5위를 유지했지만, 이후에는 메리츠화재에 그 자리를 내줬습니다. 자동차보험 가입 심사를 강화하면서 매출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손해율이 낮은 우량 고객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따라서 한화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은 사고 이력이 없거나 손해 금액이 적은 운전자에게 혜택이 많은 편입니다. 아울러 주행거리가 적어서 사고 가능성이 낮은 운전자는 환급 혜택이 큰 편인데요. 연간 주행거리에 따라 최대 42%까지 보험료 환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도 자동차보험 매출을 줄이고 있습니다. 적자 상품인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장기인보험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보험 심사를 할 때 사고 건수나 주행거리 등을 따져서 우량 고객과만 계약을 진행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보험 쪽으로는 눈에 띄는 마케팅 활동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이런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롯데손해보험 자동차보험을 고려하고 계신다면 다른 상품의 보장 범위, 보험료와 꼼꼼하게 비교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흥국화재
흥국화재도 중소형 보험사로 분류할 수 있으며, 손해율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보험의 양을 높이는 대신에 양질의 계약을 하는 것입니다. 사고 건수와 손해 금액이 낮은 차량 위주로 인수 기준을 강화하거나, 손해율이 높은 구간의 보험료를 올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가입 할인, 무사고 할인, 마일리지 할인 등을 제공하면서 사고율이 낮은 운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보험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만 보고 계약을 하기보다는 자동차보험 견적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MG손해보험
MG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2개 보험사 중에서 마지막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손해율을 개선하고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급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고율이 낮은 우량 고객을 유치하고, 사고 이력이 있는 고객과 계약을 하지 않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이 소유한 승용자동차의 주행거리가 적으면 최대 43%까지 할인해 주는 마일리지 특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만약 MG손해보험을 알아보고 계신다면 실질적인 할인 혜택과 보장 대비 보험료를 비교하시기 바랍니다.
온라인 보험사
AXA(악사)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은 온라인 보험사로 분류됩니다. 온라인 보험사는 주로 다이렉트 또는 TM(텔레마케팅) 등의 비대면 채널로 보험을 모집하는 보험사를 말합니다.
온라인 3사는 기존 자동차보험과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요. 세 회사는 어떤 점이 특별한지 알아보겠습니다.
AXA손해보험
AXA손해보험은 다국적 보험회사인 AXA의 자회사입니다. 2001년에 국내 최초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선보인 이래 온라인 시장에 주력해 왔습니다.
AXA 자동차보험은 보험료를 최대 38.8%까지 할인해 주는 마일리지 특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행거리가 짧을 수록 할인율이 큽니다.
또한 3049특약에 가입하면 연령이 30세에서 49세인 운전자가 피보험자 범위를 ‘기명 1인’ 또는 ‘부부 한정’으로 했을 때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대형 보험사에 대응하기 위해서 전기차 오너를 위한 ‘전기차 전용 특약’도 제공하고 있으니, 견적을 받을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하나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은 2020년에 출범한 온라인 보험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70%를 인수하고, 회사명을 하나손해보험으로 바꿨습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만큼 자동차보험 시장의 틈새를 파고드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원데이 자동차보험‘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원데이 자동차보험은 타인의 차량을 운전할 때 1일 단위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을 말합니다.
또한 차량을 2대 이상 보유한 분이 ‘세컨카 추가 특약‘에 가입하고 1년 동안 운행한 거리가 5,000km 이하이면, 추가로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캐롯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해보험,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등이 합작해서 만든 디지털 보험사입니다. 캐롯손해보험의 대표 상품은 ‘퍼마일 자동차보험‘입니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보험료 산정 방식입니다.
다른 자동차보험은 ‘마일리지 특약’이라고 해서 주행거리가 미리 약정한 한도를 넘지 않았을 때 할인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차를 운행한 만큼 후불로 보험료를 내는’ 방식입니다.
퍼마일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요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기본료: 고정적으로 매월 내는 요금
- 주행거리당 보험료: 캐롯플러그로 자동 측정
주행거리는 사진을 제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측정합니다. ‘캐롯플러그’를 자동차 시거잭에 꼽으면 GPS 신호를 통해 실시간으로 주행거리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차량을 많이 쓰지 않는 분은 캐롯 퍼마일 자동차보험에 가입했을 때 보험료를 적게 낼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의 상황에 따라 부과되는 보험료가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자동차보험 견적을 받아 비교해 보셔야 합니다.
자동차보험 비교 견적
지금까지 자동차보험 순위와 12개 자동차보험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보험 비교 견적‘ 서비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보험다모아
보험다모아는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보험상품 비교 견적 서비스입니다. 자동차보험료를 비교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험다모아는 표준화된 가입 조건으로 계산한 보험료를 비교하는 서비스입니다. 따라서 실제 개인에게 적용되는 보험료는 아닙니다.
만약 나의 실제 보험료를 알고 싶으시면, 보험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사이트나 모바일 앱에서 보험료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대형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 장악했지만… 하나 vs 캐롯손보, 이유있는 그들만의 리그
하나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운행량이 적은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보험료 이점이 있는 상품을 속속 선보이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디지털에 특화된 이들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판매력이 중요해지면서 온라인 고객을 잡기 위한 자동차보험 점유율 싸움도 격화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하나손보는 지난 22일 운전한 일수에 따라 보험료가 정산되는 '커넥트데이 자동차보험'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습니다.
이 상품은 차량을 적게 타는 현대차‧기아 커넥티드 운전자를 위해 개발됐습니다. 주행 거리에 따라 할인해주는 기존 상품과는 달리 운전 일수를 기준으로 보험료가 할인되기 때문에 주말에 장거리 운전을 하는 고객에게 적합하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하나손보는 지난해 9월 매월 주행거리 별로 보험료를 계산하는 '커텍트마일 자동차보험'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2012년에는 1일 단위 보장 상품인 '원데이 자동차보험'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며 최근까지 지속 발전시켜 왔습니다.
주행거리 만큼 보험료를 지불하는 자동차보험을 가장 먼저 선보였던 건 캐롯손보입니다.
캐롯손보는 2020년 2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출시했습니다. 이 상품은 OBD장치(운행기록 자기 진단 장치)인 '캐롯 플러그'를 자동차에 장착하면 주행거리를 측정해 적정 보험료가 계산되는 방식입니다. 다른 보험사들이 기존에 팔던 주행 거리 구간을 나눠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마일리지 특약'과는 결이 달랐습니다.
같은 해 4월 캐롯손보는 시간 단위로 이용 가능한 '퍼아워 자동차보험'까지 내놨다. 최소 4시간부터 최장 30일까지 원하는 시간만큼 보장을 설정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지난 2월에는 기존 커넥티드 카 시스템 환경에서 이용 가능했던 이 상품의 가입 조건을 일반 차량까지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하나손보와 캐롯손보가 서로 "업계 최초"를 외치며 자동차보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디지털보험사라는 숙명을 안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하나손보는 하나금융지주가 2020년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디지털보험사 형태로 변모했으며, 캐롯손보는 2019년 한화손해보험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과 손잡고 디지털보험사로 탄생시켰습니다.
이 같은 디지털보험사는 비대면으로 상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온라인 가입이 용이한 자동차보험이 고객 몰이에 용이하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차량 운전자들의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향후 가망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활용 가능한 이점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만년 적자상품으로 여겨지던 자동차보험이 코로나19로 운행량이 줄어들면서 흑자상품으로 등극하자 이들의 자동차보험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실제 하나손보와 캐롯손보는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에서 각각 1.80%, 1.46%를 차지하며 비등 비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쟁이 수익성 낮은 디지털보험사의 '치킨게임'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데 반해, 업계 일각에선 오히려 대형사들로 편중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효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 손보사 5곳이 여전히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중소형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대형사들을 이기기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새로운 상품을 무기로 시장 파이 자체를 키워 나간다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나름의 경쟁력을 갖춰 관련 시장을 선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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