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제 시뮬레이션 RPG(이하 SRPG)는 PC게임을 즐겼던 이용자라면 누구나 추억한가지 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캐릭터의 상성과 특징을 파악해 가장 효율적인 선택하는 재미는 흡사 장기나 바둑, 체스 등 수 백년을 이어온 테이블 보드게임과 비교할 수 있는 장르다.
이런 재미를 가로 4칸, 세로 5칸으로 응축한 모바일게임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조이시티가 선보인 테라노아다. 이 게임은 턴제 SRPG라는 토양 위에 모바일게임의 캐주얼함과 속도를 가미해 차별화를 꾀했다. 회사 측은 이런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전략 보드 RPG라고 분류했다.
테라노아는 캐릭터를 순서대로 움직이고 공격을 가하는 움직임은 SRPG의 기본공식을 따른다. 한번 이동과 공격을 시행하면 순서(턴)이 상대에게 넘어가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여기에 테라노아는 하나의 캐릭터에게 이동과 공격을 명령하면, 필드에 배치된 모든 캐릭터가 공격을 가하도록 하고, 하나의 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콤보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콤보 시스템 도입, 속도와 재미 살린 핵심 포인트
콤보는 하나의 적을 다수의 아군이 공격하면 공격력에 보너스를 받게 되는 시스템이다. 한 턴에는 하나의 캐릭터만 이동할 수 있어, 두세 수 앞을 읽고 최선의 선택을 취해야 승리할 수 있다. 캐릭터를 이동시켜 배치하는 순서와 공격 방향 등이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다. 바둑을 즐겨본 이용자라면 마치 묘수풀이를 연상케 할 만큼 머리를 쓰는 재미가 출중하다.
필드를 4X5칸으로 제한해 경우의 수를 줄인 것도 테라노아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게임을 배우는 튜토리얼 과정에서는 이 특징이 모바일게임을 틈틈히 즐기는 이용자들을 위한 배려로 보였다.
하지만 여러 시나리오를 클리어하고 배경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보다 스피디하고 전략적인 고려를 위해 이런 장치를 도입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보통 SRPG가 몇 번의 비효율적인 수를 두더라도 캐릭터의 성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테라노아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 게임은 한 판에 턴 수 제한을 두고 효율적인 선택을 하며, 이용자를 시험한다. 이용자의 수 읽기과 전략이 완벽하다면? 캐릭터 육성이 미흡해도 한판을 승리로 끝낼 수 있다. 오히려 캐릭터 육성에 충분히 공을 들였어도 전술이 형편없다면 게임오버라는 메시지를 마주하게 된다.
물론 캐시 아이템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고, 자동전투를 통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등 많은 우회로가 있다. 하지만 제한된 자원을 모두 사용해 부족한 부분을 매우고, 힘든 던전을 극복하는 쾌감이 더 크다.
◆신의 한수를 찾는 대장정, 난관을 극복하는 재미 살려
▲캐릭터들은 이동방향과 범위, 공격방향 등이 다르게 설정돼 있다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보유한 자원이 무엇이며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나를 파악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테라노아는 약 240여종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각각 △체력형 △공격형 △마법형 △회복형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 △불 △물 △나무 △빛 △어둠 등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속성들은 타 게임에서 익숙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물은 불에 강하고, 나무에는 약하다. 불은 나무에 강하지만 물에 약하다는 먹이사슬이다. 천적관계인 빛과 어둠은 서로에게 강한 동시에 약하다. 이 관계를 파악해 시나리오와 이용자간 대결(PVP) 상대에 강한 상성으로 파티를 꾸리는 것이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캐릭터의 특성도 중요하다. 테라노아의 캐릭터들은 한 턴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와 공격방향이 각기 다르다. 한 번에 한 칸만 이동할 수 있는 캐릭터도 있고 여러 칸 움직이는 캐릭터도 있다. 이를 적절히 조합해야 효과적인 움직임을 취할 수 있다. 수 백년을 이어온 장기와 체스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캐릭터의 이동 및 공격 방향은 발 밑의 3X3칸으로 표현된 인터페이스로 표현돼 있다.
중앙의 힌 점은 캐릭터의 위치, 빨간색은 1칸 이동과 공격이 가능한 방향이란 뜻이며,
파란색은 무제한 이동과 공격이 가능함을 알려준다.
각 캐릭터마다 다른 특성은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이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테라노아는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은 이동방향과 공격방향이 일치한다. 상하좌우, 대각선으로 이동할 수 있는 캐릭터들은 이 방향대로 공격을 시행한다. 이런 특성은 캐릭터 하단의 3X3 픽셀로 이뤄진 판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판에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있는데, 이 색들은 캐릭터가 이동하고 공격하는 방향을 알려주는데 빨간 색이라면 이동하는 칸에 제한이 없음을 뜻한다. 파란색은 1칸을 이동할 수 있다는 표시다. 이를 통해 팀 구성부터 본격적인 전투에서도 일목요연하게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단, 이 정보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기 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캐릭터의 특징을 잘 알고 있더라도 막상 게임에서 이를 활용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자동전투는 도울 뿐, 전술을 시도하는 재미 쏠쏠
▲던전에 특성에 맞춰 팀을 꾸리고, 리더를 변경해 효율적인 공략법을 수립하자
최근 모바일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게 된 자동전투는 이런 캐릭터의 특징을 알아보는데 도움이 된다. 새 캐릭터의 이동과 공격방향을 잘 모르겠다면, 자동사냥을 실행해 인공지능(AI)가 어떤 전술을 사용하는지 관찰하는데서 운영방법과 용병술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인공지능이 생각보다 똑똑하긴 해도 모든 것을 역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필드에는 아군과 적군 외에도 파괴할 수 있는 장애물, 날아다닐 수 있는 유닛만 통과할 수 있는 장애물 등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자동전투 AI(혹은 알고리즘)은 이런 변수들을 극복하는데 비효율적인 수를 택하기도 한다. 또, 적군의 움직임에 따라 최선의 수를 두기도, 최악의 수를 두기도 한다. 체스나 장기 등 테이블 보드게임의 말(캐릭터)는 많아야 20여개로 한정돼 있어 AI가 사람보다 나은 경우도 있다. 반면 테라노아는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기에 이용자가 직접 조작하는 게 더 효과적인 던전이 많다.
이 덕에 테라노아에서 자동전투는 이용자의 편의기능을 위한 것일 뿐, 모든 것을 대체하는 수단이 되지는 못한다. 물론, 강력한 캐릭터를 잘 육성하고 던전의 특성에 맞춰 팀구성과 배치까지 했다면 자동전투는 반복사냥을 돕는 최고의 파트너가 되어준다.
◆다양한 콘텐츠, 어떻게 즐길까
▲타임던전, 요일던전에서 얻은 보상으로 캐릭터를 성장/강화/진화 시키자
테라노아는 캐릭터 육성을 돕고 재미를 배가하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가 구현돼 있다. 세계를 탐험하는 시나리오 던전, 대지의 보석을 봉인한 지하세계, 강력한 적을 제한된 턴 안에 처치해야 하는 강림던전, 속성 공격을 극대화해 이용자의 전략안을 시험하고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미믹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타임던전, 진화에 필요한 희귀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요일 던전 등이다.
이 콘텐츠들은 모두 4X5 필드에서 전투를 벌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나 탐험의 목적과 보상, 진행방식에서 차이점이 명확해 이용자의 취향과 선택에 따라 골라먹는 재미를 제공한다.
작게는 전략수립부터 크게는 중점적으로 즐길 콘텐츠까지, 테라노아는 이용자가 가장 효율적인 전략과 전술을 세우는 재미로 꽉꽉차 있다. 즐길 것도 많고 할 것도 많다. 가끔은 어려운 던전과 보스 몬스터의 벽에 막혀 스스로를 책망하게도 만든다. 이런 몰입감은 모바일게임을 넘어 SRPG 장르의 특징을 잘 실린 덕이라 할 수 있다. 수 싸움을 즐기는 이용자라면 테라노아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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