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AMD, 실적호조…추가 투자엔 '조심'
19세기 미국을 강타한 골드러시 때 최대 수혜자는 ‘청바지 판매상’이었다. 금을 캐러 몰려가는 사람들이 대거 청바지를 찾으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그렇다면 암호화폐 시대의 ‘청바지 판매상’ 은 누구일까? 현재까지는 그래픽카드 업체들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연이어 공개된 엔비디아와 AMD의 성적표는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 엔비디아, 매출 10%증가…AMD는 30%†
엔비디아는 지난 8일(현지시간) 1월28일 마감된 2017년 4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미국 IT매체 아스테크니카 표현대로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한 시기”인 만큼 ‘암호화폐 후광효과’를 잘 볼 수 있는 시기였다. 아마추어 채굴자들까지 그래픽 카드를 찾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성적표는 훌륭했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이 29억 달러로 전 분기에 비해 10% 늘었다고 밝혔다. 순익은 33% 증가한 11억 달러였다.,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후 컨퍼런스 콜에서 “암호화폐 시장의 강력한 수요가 우리 기대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엔비디아 제품은 무인차, 데이터센터 등 쓰임새가 넓은 편이다. 따라서 실적 호조를 암호화폐 붐 때문이라고 한정 짓는 건 성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 측은 이날 암호화폐 채굴자들이 주요한 수요처였다고 밝혔다. 또 암호화폐 채굴 관련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게임 이용자들은 암호화폐 붐 때문에 발을 동동 굴렸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컨퍼런스 콜에서 “게임 이용자들은 GPU 부족으로 고통을 겪었다”고 했을 정도였다.
또 다른 그래픽 카드 전문업체 AMD 상황도 비슷했다. AMD 역시 4분기 매출과 수익으 크게 증가했다. 역시 암호화폐 채굴자들이 그래픽 카드를 앞다퉈 구매한 게 큰 힘이 됐다.
AMD의 4분기 매출은 14억8천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8천200만 달러로 300만 달러 적자를 봤던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향상됐다.
■ "암호화폐 붐 꺼질까 수요 적극 대처는 극도로 조심"
적어도 현재까지는 엔비디아, AMD 같은 그래픽 카드 전문업체들이 ‘암호화폐 시대의 청바지 판매상’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에겐 고민도 적지 않다. 암호화폐 채굴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자칫 균형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크레스 엔비디아 CFO는 아스테크니카와 인터뷰에서 “핵심 사업인 게임 시장이 우리의 최우선 초점”이라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일시적인 유행에 머물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그래픽 카드 전문업체들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할 경우 수요 과잉인 현재 상황이 공급 과잉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엔비디아와 AMD 모두 현재의 강력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선뜻 투자를 확충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스테크니카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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