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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인물

스타일리스트 서수경 "소녀시대로 받은 사랑, 콘텐츠로 보답"

by Cicadakorea 2020. 4. 1.

 

 

 

 

우리는 빅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다.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들수 있으며, 방대한 정보의 흐름 속에서 셀 수 없이 정보를 얻고 버리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 그리고 스타일리스트 서수경은 자신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기에 돋보인다. 단지 셀럽들의 스타일링을 책임지는 것을 뛰어 넘어 트렌드를 만드는 이로 그 영향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서수경은 걸그룹 소녀시대의 힘이 컸다고 말한다.

 

"소녀시대라는 엄청난 콘텐츠 파워로 인해 저 역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제는 대중에게 질 좋은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보답하고 싶다."

그 일환으로 지난 여름 '서수경의 하와이안 썸머 파티'가 진행됐다. 다양한 이벤트 속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선도하고 싶었다는 그는 스타 애장품 자선경매로 모아진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며 눈길을 모은다.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보다 즐겁고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이하 일문일답)

 

 

 

 

-방송부터 각종 행사까지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근황은?(인터뷰는 7월 말 진행)

 

▶스타일리스트 서수경(이하 서): 보이그룹 세븐틴의 월드 투어 콘서트 일정에 맞춰 일본에 출국 예정이다. 또 싸이 단독 콘서트와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에 출연 중인 소녀시대 서현 스타일링 그리고 8월 중순에는 소녀시대 수영과 배우 이민정이 함께하는 사진전 및 팝업스토어 행사가 있어서 피팅 준비 중이다. 그 밖에도 젝스키스 강성훈, 걸그룹 앨리스, 보이그룹 더보이즈, 배우 권혁수, SBS '싱글 와이프'에 출연 중인 박명수 아내 한수민 등과 함께 하고 있다.

 

-최근 한 콘텐츠 플랫폼에서 연재되고 있는 'soo스타일'의 인기도 뜨겁다. 스타일 콘텐츠 제작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서: 소녀시대라는 대형 걸그룹을 맡아 스타일링하며 이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가까이서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콘텐츠의 파워 또한 알게 됐다. 내가 멤버들에게 입힌 옷이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많은 이들에게 보이고 때로는 제품의 매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던 거다. '문화를 만든다'라는 한 기업의 슬로건처럼 단순히 옷을 가져와 입히는 것을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단순히 패션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보다 쉽고 친근하게 옷을 입을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기에 특별하다.

 

▶서: 한때 72kg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현재도 66 사이즈를 입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신체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 그렇 다보니 좀 더 대중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초반에는 걸그룹 멜로디데이 멤버 차희가 모델로 콘텐츠 제작을 도와줬고, 전문가의 입장으로 다양한 패션 트렌드를 접목시켰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조회 수가 적당한 선에서 그치고 마는 것이다. 모두 제 사비를 들여 제작한 것인데 반응이 폭발적이지 않아 조금 속상하기도 했다.(웃음)

그렇게 1년 정도 하다가 우연히 모델 혜박과 제가 직접 청바지를 입고 핏을 비교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정말 간단하게 55, 66 사이즈 비교한 것인데 그게 백만 뷰(view)를 찍으며 대박이 났다. '응? 이게 뭐라고'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대중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실생활에 가까운 아주 기본적인 것임을 알게 됐다. 무얼 입어도 예쁜 모델의 핏은 내가 입을 옷을 찾는 이들에게 끌리는 콘텐츠가 아닌 것이었다.

출처사진=네이버 포스트 'soo스타일-늦여름까지 야무지게 활용하는 린넨 데일리룩'

 

 

 

-주로 다루는 사이즈가 있나.

 

▶서: 아주 마른 44 사이즈나 66의 통통 사이즈. 150cm 가량의 작은 키를 가졌거나 170cm의 좀 체격이 있는 분들을 위한 핏 비교를 많이 한다. 사이즈 외에도 유행하는 팬츠 기장에 따른 비교, 얼굴형에 맞는 선글라스 추천 등 다양하다. 사실 직접 입고 촬영하다 보니 안 좋은 댓글도 많이 달린다. 처음에는 상처받기도 했지만 이 콘텐츠를 보고 도움받는 사람도 많기에 이제는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힘을 내는 편이다.

-스타일리스트의 시작은 어땠나.

 

▶서: 학창시절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좋아하면서도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일을 꿈으로 정해보라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당시 바느질을 빨리했다. 피아노도 미술도 좋아했지만 속도가 느리니 내 것은 아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방송에서 당시 핑클을 맡고 계시던 스타일리스트 정보윤 실장님을 보게 됐다. 머릿속으로 막연히 그리고 있던 꿈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다. 대학 진학시 의상 전공을 택했고 그 후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실장님의 어시스턴트로 경험을 쌓았다.

 

 

 

 

-소녀시대의 인연은 언제부터인가.

 

▶서: 독립 후 단발성으로 소녀시대의 캘린더 촬영을 맡게 됐다. 그러다가 포스트도 맡게 되고, 콘서트 개인 무대 의상 등 조금씩 일을 늘여갔다. 소속사와 멤버들이 잘 봐 준 덕에 2011년 발매된 3집 'The Boys' 앨범부터 본격적으로 전체 스타일링에 들어갔다.

 

-아무래도 대형 그룹들을 담당하면 어려운 점도 많겠다.

 

▶서: 극한 직업이다. 소녀시대 멤버들과 우스갯소리로 tvN 'SNL 코리아'의 극한 직업 코너 한번 해보자고 했다. 멤버들이 찾으면 동시다발적으로 여기저기서 마치 메아리처럼 나를 부른다. 다들 잘 할 수 있다고 하더라.(웃음) 지금은 저와 함께 일을 하는 직원들이 많이 생겨서 많은 도움을 받고 또 주며 함께 하고 있다.

 

 

 

 

 

-언제 가장 뿌듯한가.

 

▶서: 평소 모니터링을 꾸준히 하는 편인데, 팬들 사이 스타일링에 대한 좋은 글이 돌면 참 기분이 좋다. 소녀시대 멤버들이 이렇게 팬들에게 칭찬받는 스타일리스트는 처음이라고 하더라. 아마 팬들의 판타지를 풀어 줄 수 있는 콘셉트로 진행했고, 또 작은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팬들은 옷에 대한 정성을 알아본다. 바쁜 와중에도 퀄리티에 있어 만족할 때까지 수정했고, 혹시라도 안 좋은 평이 돌면 그 문제점을 가지고 깊이 고민하는 과정을 꼭 거쳤다. 사실 그들이 원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최대한 그들의 니즈를 풀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조금씩 경험과 내공이 쌓이다 보니 조금은 여유가 생겼지만 그때는 정말 미친 듯이 옷에만 열중했다.

 

-모니터링. 스타일리스트로 꼭 갖춰야 하는 자질이겠다.

 

▶서: 지극히 주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더 소통이 중요하다. 팬들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역시 스타일리스트에게 믿음이 가야 내가 만드는 스타일도 좋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모두와 신뢰를 쌓아나가가야 한다. 경험 많은 스타일리스트 실장님들도 늘 끊임없이 공부하고 일을 하는 것을 보며 성장했다. 물론 감성 또한 중요하겠지만 끊임 없이 커뮤니케이션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서: 수많은 셀럽들과 일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대중들과 함께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싶다. 그 형태는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또 하나 있다면 스타일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것이다. 케이팝과 엔터 업계가 발전함에 따라 스타일리스트 헤어•메이크업 안무가까지 모두가 함께 커가야 하는데, 사실상 조금은 기형적인 산업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뿐만 아니겠지만 좀 더 나은 근무 환경에서 좋은 인력들이 일을 하려면 시스템적으로도 안정되고 체계화되어야 한다. 단순 스타일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국내 스타일리스트들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교육화 시키는 것 역시 필요하다. 10년, 20년이 걸릴지라도 이 일을 하는 동안 미비할지언정 조금씩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다.